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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려움 없이 당신 자신이 되세요/나를 안아주는 시간

뾰 족 뾰 족 했던 하루를 마치며

 
 
 나는 통제적이고 불안도도 높고 예민한 사람이다.
이유가 어찌됐건 지금 나는 그런 사람인 것 같다.
물론 매사에 그런 건 아니고 주고 건강이나 돈을 쓰는 부분에서 몇가지 기준이 있고 이게 맞지 않으면 굉장히 불편한 감정이 올라온다.
단적인 예로 오늘의 사건(?)은 이렇다.
 
아침에 리원이를 위해 샐러드+주먹밥을 먹이고 간식으로 고구마빵을 직접 만들어 먹임.
점심에 도서관에 갔다가 리원이가 우연히 뽀로로 주스를 봐버려서 꽤 고민하다가 하나 사줌.
배가 고프다해서 스타벅스에 가서 크로아상을 반개 먹임. 주스랑 빵으로 끼니를 때운 게 약간 마음이 부담이 되었음.
집에 와서 떡갈비를 하나 구워줌.(아까 주스랑 빵 먹인 찝찝함이 해소됨)
아빠랑 리원이랑 둘이 놀이터에서 논다고 외출을 했는데 갑자기 날씨가 쌀쌀해진게 걱정이 되어 웃옷을 챙겨 나감.
아빠가 리원이 꾀어서(?) 편의점가서 티니핑주스랑 딸기우유 초코우유 마이멜로디 도장을 산 것 확인.
피 꺼 솟 !!
일단 굳이 일부러 편의점을 간 게 이해가 안되고 거기서 티니핑주스를 사준 것도, 마이멜로디 도장을 산 것도 다 마음에 안들었다. 남편이 분명 입맛없다고 집에서 떡갈비도 안먹어놓고 본인이 배고프니까 일부러 편의점에 간 것 같다고 생각했음.
간식을 먹인 것 자체도 그렇지만, 나는 매일 밥 하나 챙겨줄때도 이것저것 생각하고 빵도 만들어 먹이는데 자꾸 생각없이 행동하는 것 같아서 너무 화가났다. (지난번에 리원이가 장염에 심하게 걸린 이후로 먹는 것에 더 예민해짐)
나는 커피 한잔도 고민하다가 안사먹고 아끼는데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자꾸 생각없이 쓰는 것도 싫었다.
 
즉, 내가 하라는대로 안하고 니 맘대로 하는게 정말 맘에 안든다!! 요거다.
멈춰야 한다는 걸 알았지만 놀이터에서 남편에게 엄청 쏘아붙였다. 거기 있던 초딩들이 다 쳐다봄 ㅎ_.... 
리원이에게 아빠가 편의점가자하면 안된다고 말하라고 교육시키고 집에 왔는데 겨우 이 일로 에너지가 다 소진되었다.
감정이 롤러코스터를 한번 타고 나면 몸에 힘이 다 빠짐. 내 감정인데 내가 주도권이 없다. 아주 휘둘린다.
 
리원이랑 낮시간동안 너무 즐겁게 지냈는데... 이 일로 엄청 마이너스였다.
아빠한테 막 뭐라하는 엄마 모습을 보여줘서 더 마음이 불편하고.. 
분명 주스먹인 것보다 리원이에게 해로운 영향이었을테다. 리원이를 위해서 정의로운 마음으로 화낸게 아니라는 방증.
 
내 감정을 '화' '분노'로 표현하면 좋은 점은 상대가 빨리 반응하고 내게 덜 반항(?)한다는 점이다.
'짜증'은 감정이 아니라 부정정감정을 표현하는 방법인데 내가 잘못된 방법을 사용하는 거지.
 
이러니까 리원이가 소리지르는 거로 뭐라고 할 자격이 내게는 전혀전혀 없네.
리원이가 성격적으로 날 닮았거나 그냥 나한테 그런 표현을 배운 거구나. 내 잘못이네!!
 
또한가지.. 내가 남편에게 화를 내면서도 사실 조금 선넘었다는 걸 느끼고 있다. 근데 감정조절이 안되서 계속 화를 낸다. 그럴 때 한켠으로는 남편이 화내면서 대응할까봐 겁이 난다. 
리원이 마음도 그런거겠지?
그럼 나는 이럴때 남편이 어떻게 반응해줘야 내 감정을 짜증이 아니라 그냥 성숙한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을까?
내 감정을 긍정해주고, 공감해주고, 다만 너무 오구오구하면 더할 수도 있으니까 적당히 구조화해주고. 기다려주기.
예를들면 아 너가 그랬구나 너가 싫을 수도 있었겠다~ 알겠어 나도 이해했고 다음부터는 안그럴게. 이제 그만 화내줘.
 
리원이가 소리지를 때 해봐야겠다.
어 리원아~ 엄마 듣고 있어~ 알겠어~ 이제 조용히 해~ 응 알겠거든~(따뜻한 말투로)
 
해보자!! 나도 리원이도 같이 해보자~~^^ 배워가는게 중요해..누구나 완벽할 수는 없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