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지금 서재 책상에서 컴퓨터로 일기를 쓰고 있다.
서재의 왼쪽 창문 블라인드 틈새로 햇빛이 길게 쏟아지고 있고 덕분에 방이 밝고 따뜻하다.
집안은 매우 고요해서 컴퓨터 본체가 우웅~하고 돌아가는 소리만 방을 울린다.
점심으로는 한달전쯤 끓여서 냉동해뒀던 닭곰탕과 냉동밥을 해동해서 말아 먹었다.
후식으로 빵도 한조각먹고 오전에 내렸던 드립커피도 한모금했더니 배가 약간 부르다.
책상 의자에 깊게 기대서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모니터를 응시하며 뭘 쓸까? 고민중이다.ㅎㅎ
어제는 최근들어 가장 기분이 좋지않은 날이었다.
그날이 시작되어서 호르몬 영향도 있겠고 몸도 많이 처졌고 아침부터 리원이에게 버럭 짜증을 내기도 했다.
오전 10시에 긍아키 모임이 있었는데 깜빡하고 내과로 약받으러 출발을 해버려서 모임도 출석하지 못했다.
날씨는 갑자기 추워져서 몸도 뻣뻣하게 긴장이 되었던 것 같다. 배도 고프고..
내과에서 내시경약을 받고 동건물 1층 카페로 가서 따뜻한 커피 한 잔과 피칸볼을 주문했다.
주문한 커피를 마시며 생각을 정리하고..마음을 돌아보았다.
주식공부로 시작한 100일 챌린지가 작심3일도 아니고 2일만에 중단됨.
긍아키 모임에 참석하기로 해놓고 깜빡함.
오전에는 내 기분이 안좋다고 아이에게 짜증을 내고 한숨을 푹푹 쉬고 무표정하게 대함.
(리원이가 이따가 아빠랑 같이 와요. 엄마 절로 가요. 하며 나에게 불만을 표시했는데 돌아보니 참 미안함)
오전에 러닝하기로 했는데 날씨 춥다고 이것도 빼먹음
집안일도 잘 못함. 요리해도 맛없음.
왜 일상이 다짐과 후회와 변명의 연속인가ㅠㅠ하는 마음이 들며 내 몸과 마음은 주르르륵 가라앉고 있었다.
그때 김주환교수의 유투브 강의 내용 중 일부가 생각났다.
나의 감정은 생각에서 오지 않는다. 나의 감정을 생각의 결과가 아니다.
분노, 두려움 등의 감정은 몸의 변화를 뇌가 해석해낸 것이다.
감정조절을 위해서는 내 몸의 상태를 내가 컨트롤 할 수 있어야 한다.
여기까지 생각이 미치자 무거웠던 마음이 조금 가벼워졌다.
감정조절, 끈기, 집중력 등은 내 의지와 의도만 있다고 되는 게 아닌 것 같다.
이러한 직접적인 의도를 발현하려 하기보다 체력을 키우고 규칙적인 루틴을 사소하게라도 만들고
주변 배경들을 이 의도에 적합하게 세팅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매일 아침 러닝과 요가로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한다.
명상하기
일단 책상에 앉기.
아침에 아니타무르자니 책읽기.
갑자기 화가나거나 짜증이 날 때는 몸의 근육을 이완해보기(특히 얼굴, 턱관절, 어깨)
등등 하나씩 나에게 도움되는 작은 습관들을 만들어보려한다.
(커피도 끊고 싶은데 정말 쉽지 않다ㅠㅠㅠ 녹차라도 마셔보쟈. 다행히 라떼는 끊음ㅎㅎ)
그리고 나를 이해하고 인정하기
있는 그대로의 나를 부정하고 타인과 비교하며 스스로를 책망해온 것 같다.
나의 느긋함을 게으름으로(물론 게으르다ㅋ) 잘하는 것(교육에 대한 고민, 자아성찰, 소확생을 잘하고 행복을 잘 느낌)은 무시하고 못하는 것(집안일, 돈버는 것, 감정조절 잘하기 등)에만 집중했다.
내가 무슨 블로그도 아니고 이렇게 저렇게 맘대로 카테고리화 하고 꾸며낸다고 그게 내 모습이 되는게 아닌데...
발전하되 조급해하지 말자. 당당하게 나 자신이 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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